벽식구조

대부분의 아파트는 벽식 구조로 만들어집니다. 최근 초고층 주상복합 같은 다양한 주거형태가 공급되면서 구조 방식도 다양해지기는 했지만, 아직도 많은 공동주택은 벽식 구조로 만들어집니다. 벽식 구조는 어떤 점에서 아파트에 유리할까요?

 

벽식구조

 

벽식 구조는 수직부재인 벽체와 수평부재인 슬래브만으로 구성됩니다. 위아래 슬래브 판 2개와 벽 판 4개로 구성된 구조방식입니다. 초기에 지어진 아파트 즉 1960년대와 1970년 아파트는 라멘구조([구조디자인] - 라멘구조)를 사용했습니다. 그러나 기둥과 보가 많은 공간을 차지하기 때문에 아파트가 양산되기 시작한 1980년대부터 지금과 유사하게 내력벽과 슬래브로 구성되는 벽식 구조가 사용되기 시작했습니다.

 

벽식 구조에서 수직하중은 슬래브에서 벽체로 전달되고, 벽체는 압축응력으로 저항하면서 수직하중을 기초로 전달합니다.

수평하중은 슬래브에 의해 전단벽으로 전달되며, 수평하중이 벽체에 직각인 방향으로 가해지기 때문에 건물 전체는 기초에서 뻗어 나온 캔틸러버처럼 거동하면서 수평하중에 저항합니다. 수평하중은 건물을 전도시키는 힘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이 힘에 저항하기 위해 수직부재에는 인장력이 발생하게 됩니다.

 

아파트는 벽체 위쪽에 슬래브가 바로 연결된 형식이기 때문에 층고를 줄일 수 있고 표준화된 방식으로 시공할 수 있습니다. 높이 1,200mm인 유로폼을 두 장 겹쳐 세우거나, 높이 2,400mm인 알루미늄폼으로 거푸집을 세우면 한 층 높이의 벽체를 쉽게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런데 단점도 있습니다. 보통 3,600~5,400mm 정도의 간격으로 벽체를 세우는데, 구조벽을 제거할 수 없기 때문에 공간의 가변성이 떨어지고, 라멘구조에 비해 벽체를 따라 소음이 더 쉽게 전달되어 차음성이 떨어집니다. 그래서 공동주택 층간소음을 줄이기 위해 고시된 표준바닥구조를 보면 라멘구조 슬래브는 150mm 이상으로 만들어야 하지만, 벽식구조 슬래브는 210mm 이상으로 더 두껍게 만들어야 합니다.

 

벽식구조로 건축물을 만들면 기둥이 벽면에서 노출되지 않기 때문에 매끈한 공간을 연출할 수 있지만 공간의 가변성이 떨어집니다. 하중을 지지하는 구조벽을 제거할 수 없기 때문에 내부공간을 확장하거나 변경하기 어렵습니다. 건축물을 오래 사용하려면 내구공간을 쉽게 바꿀 수 있어야 합니다. 현대의 생활양식은 매우 빠르게 변하기 때문에 공간을 확장하거나 변경해야 할 경우가 많습니다. 가전제품만 하더라도 10년 전과 비교했을 때 종류가 많아졌을 뿐 아니라 크기도 커졌습니다. 구조체는 수십 년을 거뜬히 버틸 수 있지만 거주자의 생활양식을 따라가지 못해 철거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건물을 새로 짓지 않고 내부공간을 변경하면서 계속 사용할 수 있다면 지구환경에 미치는 악영향도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

[구조디자인] - 구조시스템의 분류

구조시스템의 분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