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딕 시대 사람들은 하늘의 영광만큼이나 성당을 더 높게 쌓으려고 했습니다. 리브 볼트와 첨두형 아치로 추력을 절감할 수 있었지만 높이 올라가는 벽체와 피어를 지지할 혁신적인 방법이 필요했습니다. 중세 사람들이 찾아낸 방법은 플라잉 버트레스와 첨탑이었습니다.
교회 건축 공간은 높이가 높은 가운데 부분의 네이브와 그 옆에 낮게 붙어 있는 아일로 구분됩니다. 로마 시대에 다양한 용도로 활용했던 바실리카양식을 본떠 만들었기 때문에 바실리카식 교회라고 합니다.
바실리카(Basilica)는 사람들이 모여서 다용도로 썼던 건물인데, 아침에는 시장으로 쓰다가 낮에는 집회도 열고 재판도 하는 곳이었습니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려면 넓이가 넓어야 하고 천장도 높아야겠죠. 바실리카에서 가운데에 위치한 가장 높은 공간을 네이브(Nave; 신랑이라고도 하는데 한자로 身廊이다)라고 합니다. 네이브 지붕은 처음에는 목재로 덮었다가 배럴 볼트로 발전했습니다.
바실리카는 나중에 교회 건물로 발전되었다. 크리스트교가 로마의 정식 국교로 선포되자 사람들이 모여서 예배를 볼 수 있는 교회가 필요해졌고 바실리카식 교회가 생겨났습니다. 바실리카식 교회는 네이브가 아일보다 높아서 네이브 상단이 옆으로 밀려나지 않도록 보강할 필요가 있습니다. 플라잉 버트레스가 이 역할을 담당한다.
플라잉 버트레스는 네이브 상부와 아일의 부축벽을 연결하는 아치 형상의 부재입니다. 네이브 상부의 리브 볼트에서 리브를 따라 하중이 내려오면 플라잉 버트레스가 이 하중을 아일의 부축벽으로 유도합니다.
네이브 상부의 추력을 플라잉 버트레스와 부축벽이 지지하면, 네이브를 받치는 피어는 수직하중만 부담하면 되기 때문에 크기를 줄일 수 있습니다. 또 네이브 상부의 벽체도 추력을 부담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두께를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개구부를 많이 만들 수 있습니다.
그래서 고딕 성당은 많은 창을 만들 수 있었고 로마네스크시대의 성당보다 내부를 더 밝게 만들 수 있었습니다. 물론 장미의 창이나 스텐드글라스를 활용해서 신성한 빛의 효과를 더 살릴 수 있었죠. 플라잉 버트레스의 역동적인 외관은 고딕 성당의 구조미를 더욱 돋보이게 만듭니다.
고딕에서는 부축벽 위에 첨탑을 올려 구조적 성능을 높였습니다. 부축벽 위에 첨탑을 올리면 첨탑의 자중 때문에 수직 방향 성분이 증가합니다. 플라잉 버트레스로 유도된 하중은 부축벽을 옆으로 밀게 되는데, 첨탑 때문에 수직 방향 성분이 추가되면 이 하중은 아래로 향하게 된다. 결국 부축벽의 크기를 키우지 않고도 네이브 상부의 추력을 충분히 지탱할 수 있습니다.
고딕 성당은 첨두 아치, 리브 볼트, 플라잉 버트레스, 부축벽과 첨탑을 구조시스템에 효율적으로 활용함으로써 빛으로 충만한 내부 공간과 종교적 신념의 건축을 만들어낼 수 있었습니다. 단위 모듈로 구성된 이 시스템은 무한히 결합되면서 확장될 수 있다. ‘고트족의 양식’이라는 비야냥 투의 이름으로 불리지만 한정된 능력을 가진 석재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뛰어난 구조시스템을 만들어냈고, 그결과 공동체의 정신적인 신념을 표현했다는 면에서 고딕은 인류문명의 찬란한 유산임에 틀림없습니다.
■ 서양건축사 목차
특수구조 등 구조디자인과 관련된 내용들입니다.
▶ 케이블 구조의 역학
▶ 케이블과 진동
▶ 케이블의 형태
▶ 케이블 건축물 - 일본 국립 요요기 경기장
▶ 아치구조
▶ 아치구조의 역학
▶ 가우디와 아치
▶ 로마와 반원형 아치
▶ 돔(Dome) 구조 - 펜텐티브와 판테온
▶ 트러스구조
▶ 트러스 건축물 - 퐁피두센터
▶ 트러스 - 스페이스 프레임
로마와 반원형 아치 (1) | 2021.12.08 |
---|---|
트러스구조 (2) | 2021.05.01 |
고딕 - 리브 볼트와 첨두 아치 (0) | 2021.04.30 |
쉘구조 건축물 - 파리 CNIT, 후쿠오카 그린그린 파크 (0) | 2021.02.21 |
쉘(Shell)구조 (0) | 2021.02.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