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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셀로나 파빌리온/ 미스 반 데어 로에

주택설계자료

by GoldenRain 2023. 1. 17.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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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셀로나 파빌리온은 "미스 반 데어 로에(이하 미스)"가 1929년 바르셀로나 국제 박람회 독일관으로 설계한 건물을 말합니다. 

이 건축물은 박람회의 공식 세레모니를 위해 건축되었고 박람회가 끝난 후 1930년에 해체되었습니다. 이후에 이 건축물의 재건축 요구가 많았지만 잘 실행되지가 않았습니다. 

이후 1978년에  MoMA가 파빌리온의 건축 50주년을 기념하여 미스 반 데어 로에 아카이브를 기획하였고, 바르셀로나 시는 이것을 계기로 1981년 파빌리온의 재건축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파빌리온의 도면은 남아있지 않아서 다시 제작되었는데, MoMA의 아카이브와 베를린 시에 보관되어 있던 몇 장의 도면과 관련된 드로잉, 사진 뿐 아니라 발굴조사까지 포함해서 새로운 도면을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현재는 아래 사진에 보이는 몬주익 매직분수(Magic Fountain of Montjuïc) 좌측 편에 위치해 있습니다.


미스는 "Less is more"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습니다. 보통 '미니멀리즘'이라고 말하지만 "Less is more"라는 말 자체가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는 것처럼, 마치 '최소한의 것만으로 배치된' 그의 작품도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외에도 미스는 다양한 기록을 남겼는데요.

"우리는 진리의 핵심을 알아야 한다.
사물의 본질을 묻는 질문만이 의미가 있다.
한 시대가 이 질문에 대해 찾은 답이
곧 그 시대가 건축에 할 수 있는 기여이다."
미스 반 데어 로에, 1961년


미스가 남긴 이 말을 단편적으로 이해한다면 미스가 추구한 것은 이런 것이 되지 않을까요?
건축의 "본질"만을 남긴 최소한의 것들이 표현해내는 것들이 어떠한 것이 될 것인가?

파빌리온은 최소한의 것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평평한 지붕과 지붕을 받치는 8개의 크롬 기둥 그리고 7개의 벽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파빌리온 평면도(출처 : 건축사신문 http://www.ancnews.kr/news/articleView.html?idxno=1923)


아래 사진은 광장에서 바라본 전경입니다.


조금 더 다가가 보겠습니다.


바르셀로나를 대표하는 건축가인 가우디는 "자연에는 직선 따위는 없다"는 말로 극단적인 자연주의를 추구했다면 미스는 어쩌면 가우디와는 전혀 다르게 최소한의 직선을 선택합니다.

가우디와 아치
가우디 - 카사 바뜨요(Casa Batlló)
가우디 - 카사 밀라(Casa Milà)

미스는 전원에 있는 건물은 흰색, 도심 속의 건물은 흑색 계열로 거의 통일해서 사용합니다. 아마 자연속에 있는 건축물은 흰색을 사용하는 것이 계절이 변화면서 나타나는 풍부한 느낌을 살릴 수 있을 것입니다.

미스가 최소한의 본질적인 것만 남겨 놓는 미니멀리즘의 성격이지만 남겨 놓은 최소한의 것들은 빼어난 디테일로 표현합니다. 여기서는 입구에서 보이는 청록색의 대리석도 그렇지만 내부에 보이는 크롬 기둥도 그렇습니다.


내부에 사용된 기둥은 십자형으로 만들었습니다. 그냥 사각형 기둥이었다면 밋밋했을 기둥이 빼어난 디테일로 건축미가 살아나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바르셀로나 파빌리온이 재건되면서 이 십자형기둥은 내구성을 감안하여 스테인레스 재료로 변경되었습니다. 

 

십자형 기둥의 디테일

 


건축에서 가장 근원적인 것 : 벽
건축에서 최소한의 본질적인 것은 무엇일까요? 미스는 아마 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저도 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방으로 트인 공간이라면 인간의 행위의 가능성이 무한대일 것이고 어떤 질서도 없으니 아무 것도 아닌 것입니다.

이 무한의 공간에 벽을 대고 막으면 인간의 행위는 그 벽으로 인해 가능성의 제한이 생깁니다. 그리고 공간에 질서가 만들어집니다. 그래서 차단하는 벽이 가장 근원적인 것이 될 것입니다. 그 벽을 열어서 개구부를 낸다면 공간이 새로 열리고 새로운 질서를 부여하는 것이겠죠.

지붕도 하나의 벽밉니다. 벽과 같이 차단하는 것이 되니 미스는 이 벽들의 조합으로 생성되는 공간의 가능성을 보고자 한 것이겠죠?

 


그런데 사방을 벽으로 막아버리면 우리가 기존에 익히 알고 있는 상투적인 공간이 됩니다. 그런데 파빌리온은 막혀 있는 공간이 없습니다. 벽으로 막은 부분이 있지만 항상 열려 있습니다.

 

 


여기서 프리츠의 해석을 빌리면 미스가 추구한 새로운 성격의 건축공간은 “열린 공간 조형”입니다. 프리츠의 언급을 인용하겠습니다. 꾸밈없는 언어/ 미스 반 데어 로에의 건축/ 프리츠 노이마이어 지음/ 김영철·김무열 옮김/ 동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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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공간 조형”은 “가두는 공간이 아닌 보호하는 공간”의 창조였다. 이 공간은 자유와 은신을 동시에 원하는 현대인의 욕구를 반영하고 있었다.
미스는 이 공간 개념을 바르셀로나 파빌리언에 이은 투겐타트 주택에서 순수하게 이상적으로 표현했다. 1931년 발터 리츨러는 투겐타트 주택이 “전형 새로운 유형의 공간을 발전시켰다”고 하면서, 이 공간은 “한눈이 전체로서 파악할 수 있는 어떠한 기본 형식도, 결정적이며 최종적인 어떠한 경계도” 없다고 했다. 이 주택의 공간적인 특징은 개방과 폐쇄라는 모순된 공간의 속성을 균형 있게 처리하고 있다는 점이다. 공간의 체험에 있어서 이 두 방향 모두를 지향하여 각각 개방성이나 폐쇄성을 고유한 공간의 가치로 보여주고 있다. 이처럼 공간의 대립적인 가치들이 서로 맞물려 있는 공간 구조의 비밀은 각각의 원형이 갖고 있는 양의성에 있다. 미스는 투겐타트 주택에서 주택에 대한 독특한 해석을 시도했다. 여기에서 주택은 하나의 방이면서 동시에 세계였고, 은신을 위한 보호의 중심일 뿐만 아니라 동시에 세계를 향해 열린 장소였다.
"

선뜻 이해하기 쉬운 개념은 아니지만 내부의 어느 곳에서는 내부공간은 항상 열려 있습니다.
외부벽체와는 달리 내부벽체에는 황갈색의 줄마노 석재의 색상이 인상적입니다.


뒷뜰에서 뒤편을 바라본 전경입니다.


내부에서는 큰 창으로 외부를 조망할 수 있습니다. 사진의 계절이 겨울이라 나무들이 앙상하지만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순환하면서 자연은 다양한 풍경을 만들어낼 것입니다. 그럼 최소한으로 배치된 열린 공간은 자연과 함께 더 풍부한 감흥을 만들어 낼 수 있겠죠. 이것이 "Less is more"의 한가지 의미가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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